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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학술

[도서 리뷰 정리] 장 보드리야르 / 『소비의 사회』 / 문예출판사 / 제2부 소비의 이론-1

by Radimin_ 2016.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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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소비의 이론




1. 소비의 사회적 논리




이 장에서는 소득을 통해 평등을 추구한다는 복지와 평등주의 이데올로기의 본질을 파헤치고, 불평등과 빈곤, 특권의 생성문제를 발생시키는 소비사회의 매커니즘을 분석한다.



■ 복지의 평등주의적 이데올로기


복지와 평등주의적 이데올로기의 기저에는 인간의 욕망에 대한 특정견해가 자리 잡고 있다. 인간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며, 인간의 욕망이 이를 방증한다는 견해가 그것이다. 평등주의적 이데올로기는 인간의 행복이 균등한 소득과 균등한 소비의 기회의 획득을 통해 달성된다고 주장한다. 만약 이 주장이 타당하려면, 인간의 행복은 양적으로 계량될 수 있어야 한다. 양적인 계량화가 가능해야만 비교가 가능하고, 비교를 통해 평등의 정도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등주의적 이데올로기는 필연적으로 행복의 양적 계량화를 요청한다.


행복의 양적 계량화는 사물의 사용가치를 기준으로 수행될 수 있다. 만약 사물의 교환가치를 기준으로 삼게 되면 교환가치의 변동성으로 인해 양적 측정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미있는 측정이 가능한 사용가치를 중심으로 평등수준은 측정된다. 


그러나 1부에서 논의하였듯이 소비사회에서 소비는 교환가치에 의거하여 수행된다. 어떤 상품의 기능성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그것이 소비의 기호체계에서 ‘보급형’ 또는 ‘저렴한 상품’이라는 기호를 띠고 있다면 그 상품은 그것이 지니는 기능성과는 상관없이 다른 상품에 비해 더 낮은 교환가치를 지니게 된다. 따라서 사용가치를 기준으로 측정될 수밖에 없는 평등의 정도는 교환가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소비사회에선 왜곡되어버린다.


소비사회가 교환가치를 기준으로 순환하는 이상 사용가치로 측정되는 평등의 개념은 소비사회에서 결코 달성될 수 없다. 교환가치 중심의 소비사회에 소속된 소비자들은 사용가치에 의한 평등상태에 돌입하여도 결코 이 사회가 평등하다고 판단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소비사회와 평등주의적 이데올로기의 결탁


그러나 이러한 부적절성에도 불구하고 평등주의적 이데올로기는 소비사회 내에서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여기에는 소비사회와 평등주의적 이데올로기 간의 결탁이 작용하고 있다. 소비사회가 불평등의 표지인 빈민들을 경제성장 외부에 있는 예외적 존재로 치부함으로써 자의적으로 불평등상태를 평등상태라고 선전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빈민들은 더이상 소비사회와 평등주의적 이데올로기에게 충분한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소비사회와 평등주의적 이데올로기는 빈민들이 경제성장의 일시적 부작용이자 ‘예외적 상태’에 불과하기 때문에 조만간 경제성장의 진보에 의해 정상궤도로 흡수될 것이라는 논리를 편다. 보드리야르는 빈민과 불평등이 단지 체계의 일시적 기능장애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그들의 논리에 대하여 반박한다.


“오히려 경제성장이 불균형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각주:1]



■ 경제성장과 불평등의 불가분성


교환가치에 의거한 소비의 원동력이 상품의 우열과 차등성에 있다고 한다면 경제성장은 교환가치적으로 열등한 상품을 통해 비로소 우등하고 고급스런 상품을 소비체계에 편입시킬 수 있다.


자동차와 휴대폰의 빈번한 교체 뒤에 감춰진 뒤쳐지기 싫어하는 인간의 욕망, 좀 더 높은 계층에 속하고 싶고 인정과 선망의 대상이길 원하는 인간의 욕망이 소비사회를 ‘풍부’하게 하고 경제성장을 가속화하는 원동력임을 부정할 수 있는가?


이러한 욕망 속에서 절대적 풍요의 증대는 더이상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심지어 그들은 상대적 풍요를 위해 절대적 풍요를 희생시킬 각오마저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다음의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성장 자체가 불평등에 의존하고 있다.”[각주:2]



■ 불평등의 재정의


교환가치와 사용가치의 주요한 차이를 살펴보도록 하자.


사용가치는 단순히 그 사물의 기능적 효용으로만 측정되는데 반해 교환가치는 그 사물을 둘러싼 외부적 요소(사회적 관습, 정치적 흐름, 문화, 지식 동향 등)에 의해 결정된다. 이와 더불어 소비사회가 교환가치에 기준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종합해보면 다음의 결론이 도출된다.


불평등은 더이상 균등한 소득의 여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불평등은 균등한 소득을 넘어서 교환가치를 결정하는 소비사회의 제요소(사회, 정치, 문화, 지식 등)에 의해 규정된다.


따라서 사용가치에 의한 평등 측정방식 즉, 평등주의적 이데올로기는 소비사회의 진정한 불평등의 문제를 조명할 수 없다.


따라서 평등주의적 이데올로기가 설정하고 있는 이상적 사회(경제적 균등상태)가 도래한다해도 결코 불평등을 없애지 못한다. 평등의 이상은 경제적 균등을 넘어서 폭넒은 사회분야로 확장되어야만 한다.



■ 경제성장과 평등에 관한 입장의 정리


이상의 논의들로부터 경제성장에 관하여 서로 대립하는 두 가지 입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 ① 성장에 따르는 부정적인 현상(체계의 역기능, 공해, 빈곤)은 예외적이고 우연한 현상일 뿐이므로 장기에는 전부 수정된다. 따라서 경제성장은 낙관적 미래를 예정하고 있다.


  • ② 경제성장론과 소비체계는 치유불가능한 구조적 궁핍을 내포하고 있다. 성장은 만족과 불만족을 동시에 산출하도록 이미 구조화되어 있다. 따라서 불평등을 유발하지 않고서는 성장도 불가능하다.


여기에서 ②의 입장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보드리야르의 사상이다.



■ 체계의 목적


체계의 목적은 인간의 행복에 있지 않다. 체계는 오로지 자기 자신의 생존만을 유일한 목적으로 행위 할 뿐이다. 인간의 행복은 체계가 스스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자 부산물에 불과하다. 만약 자기유지에 도움이 된다면 체계는 인간의 불행까지도 기꺼이 자기유지의 수단으로 삼을 것이다. 


부정성과 긍정성을 모두 내포하는 체계의 양면성과 체계 자신의 자기보존목표는 체계의 입장에선 철저히 은폐되어야 한다. 체계가 인간의 행복을 목적으로 한다는 믿음이 사람들 사이에 통용될수록 체계는 더 큰 동력을 획득한다. 반대로 체계의 진정한 속성이 폭로된다면 체계는 구성원들의 반발에 부딪쳐 붕괴의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하지만 체계가 빈곤과 공해를 의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체계는 인간의 행복과 공해에 대한 선호 자체가 없다. 체계의 관심은 오로지 자기보존뿐이며, 체계의 선택은 오로지 자기보존에 기여하는가의 여부에 의해 수행될 뿐이다.


“체계는 자신이 살아남기 위한 조건만을 알고 있을 뿐 사회와 개인의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각주:3]



■ 새로운 차별


경제성장의 결과 소득과 생활필수품 수준이 균등상태에 도달하면 이는 평등을 향한 진보를 의미하는가? 보드리야르에 의하면 그렇지 않다. 어느 차원에서 균등화가 이루어지면 불평등은 다른 차원으로 옮겨간다. 예컨대 경제성장을 통해서 앞서 말한 균등상태에 도달했다고 하자. 성장으로 인해 발생한 공해는 맑은 공기, 푸른 녹지, 조용함, 깨끗한 물, 쾌적한 공간의 가치를 상승시킨다. 성장 이전에는 모두가 손쉽게 누릴 수 있던 것들이 성장의 반작용으로 점차 회소해진다. 불평등은 이 희소해진 영역으로 옮겨간다. 희소해진 자연은 차이표시기호가 되어 특권계층과 일반계층의 차이를 부각시키는 기호로 작용한다. 깨끗하고 조용한 환경은 상류계층의 특권이 된다. 어떠한 경우든 차이표시기호가 존재하는 한 평등은 달성될 수 없다.



■ 계급적 제도


소비는 하나의 계급적 제도이다. 경제성장의 결과, 사람들이 점차 동일한 재화를 소비하게 된다는 것은 일면 사회가 평등에 근접하고 있다는 표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평등은 완전히 형식적이다. 형식적 평등이 진정한 평등이라고 생각될수록 진정한 차별체계는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절대적 소득의 증대로 사람들은 예외 없이 가방을 소유할 수 있게 되었다. ‘가방’이라는 상품을 모든 사람들이 소비할 수 있게 되면, 적어도 가방에 대해서는 형식적 평등이 달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형식적 평등을 기반으로 소비체계는 ‘가방’이라는 상품군 내에 미세한 차이들을 무수히 생산해내기 시작한다. 가방들의 이 미세한 차이들은 차이표시기호가 되어 사회적 위세를 드러내는 표지로 기능한다. 이를 통해 소비사회는 가방을 소비할 수 있는 사람들 모두를 차이체계내부에 포함시킨다. 모두가 가방을 소유할 수는 있지만, 모든 종류의 가방을 소유할 수는 없다. 이 미세한 차이는 가방들 간의 교환가치의 격차를 현격하게 벌려놓는다. 만 원짜리 가방이든 백만 원짜리 가방이든 가방으로서의 ‘사용가치’는 거의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가방들 간 교환가치의 현격한 차이는 ‘가방’이라는 제품군 내에 구조화된 차별체계가 형식적 평등을 기반으로 얼마나 견고하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득의 균등성과는 상관없이 소비의 본질은 계급적 제도라는 점이 드러난다. 


만약 재화들 간의 차이를 부각시키는 추상적 기호나, 사물 자체의 가치를 추상적으로 과장하는 물신숭배가 작용하지 않는다면, 사물은 기능과 쓰임새만큼의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고 동일한 기능을 가진 사물들 간의 가격차이 또한 미미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교환가치와 물신숭배에 기반한 소비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하고 있는 이상, 소비는 언제나 계급적 제도일 수밖에 없다.



■ 계급제도는 사라지지 않았다


과거 출생성분을 통해 귀족과 천민을 가르던 계급제도는, 현대 소비사회로 넘어오면서 사물로 옮겨갔다. 이에 따라 소비사회의 사물은 계급제도를 흉내 낸다. 대량으로 생산되어 시장으로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상품들, 쓸데없는 장식, 귀족가문의 문양을 흉내 내는듯한 고급 브랜드 상표, 경제적 상위계층에 의해 주도되는 유행의 흐름들은 사물에 스며든 계급제도의 모습이다. 


과거 은총과 선택에 의한 신분적 구원이, 오늘날에는 소비에 의한 구원으로 대치되었다. 혈통에 의한 신분의 증명은 이젠 사물에 의한 신분의 증명이 되었으며, 소비자들은 현대 소비사회에서 새로운 형태의 ‘귀족계층’으로 편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 차이화와 성장사회


이상의 사실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소비사회가 평등을 지향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 매몰되어있다. 


“소비자는 자유롭게 자기가 원하는 대로 또 자신의 선택에 따라 타인과 다른 행동은 하지만, 이 행동이 차이화의 강제(contrainte de différenciation) 및 어느 한 코드에의 복종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한다.”[각주:4]


이러한 상대성의 강제는 한계가 없다. 만약 소비자가 사물을 ‘사용가치’에 입각하여 소비한다면 그것이 제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는 한 욕구는 포화점에 도달하여 한계에 도달한다. 하지만 ‘교환가치’에 의한 소비는 이러한 포화점이 존재하지 않는다. 교환가치는 언제나 상대적이기 때문에 어떤 사물의 교환가치는 다른 사물과의 관계, 사물을 둘러싼 환경 등에 끊임없이 영향을 받는다. 그 결과 욕망은 결코 충족되지 못하고 좀 더 우월한 차이표시기호에 대한 욕망으로 미끄러진다. 이 욕망의 미끄러짐은 결코 종착지가 없다. 따라서 상대성의 강제에는 한계가 없는 것이다. 소비체계는 끊임없이 유행을 순환시키고, 신제품을 쏟아내고, 브랜드 가치의 등락을 조작하면서 사물의 교환가치를 뒤흔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이 그 차이표시기호로 하여금 다른 기호들을 무한히 지시하게 하여 소비자의 욕구를 결코 만족시키는 일이 없다.”[각주:5]



■ 차이화의 은폐


경제학자들에게 소비의 영역은 균질한 영역이다. 그들은 통계적으로 평균유형의 소비자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평균유형의 소비자를 분석대상으로 설정하는 순간 소비에 내재된 차이화의 강제는 은폐된다. 평균의 개념에 의해 차이의 개념이 희석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학자들의 이론과 모형은 소비의 계급제도적 성격을 포착하지 못하고 엉뚱한 결론을 도출한다. 소비에 포화점과 균형이 존재한다는 결론을 내려버리는 것이다.


소비사회의 욕망과 소비를 추동하는 것은 경제학자들이 평균개념으로 배제해버린 상류계급이다. 평균유형의 소비자들은 이 상류계급의 욕구에 영향을 받으며 자신들의 욕구를 형성해나간다. 경제학 바로 이 ‘욕구의 순서’를 통찰해내지 못했다.



■ 욕구의 순서


상류계급에서 평균유형의 소비자들에게 욕구가 흘러내려간다는 사실은 다음을 통해 증명된다. 


어떤 사물이 고급인 이유는 그것이 대량으로 생산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량생산된 제품은 그 순간부터 고급의 기호를 박탈당한다. 


이는 고급의 상대적 개념을 이해한다면 당연히 도출되는 논리적 귀결이다. 대량생산이라는 것은 소비자의 욕구에 (선제적이든 사후적이든) 반응하는 속성을 지닌다. 생산자들은 자신의 상품이 대다수의 일반 소비자들에게 소비될 것이라는 확신에 따라 대량생산을 결정한다. 만약 이를 고려하지 않고 대량생산에 들어간다면 엄청난 손실을 초래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일반 소비자들의 욕구는 지위상승욕과 맞물리는 미디어의 강력한 영향력으로 인해 상류계급의 욕구를 따라가게 된다. 생산자들이 일반 소비자들의 ‘흘러내린 욕구’를 포착하게 되면 욕구의 대상이 된 고급 사물의 대량생산을 결정한다. 이에 따라 그 고급 사물은 대중화되어 고급의 기호를 상실하게 된다.


상류계급은 자신들을 상류계급으로 유지시켜주는 차이표시기호를 재획득하기 위해 다시금 자신들만의 희소한 기호와 흐름을 만들어낸다. 그 결과 고급이 대중화로 흘러내려가는 욕구의 흐름이 고착화된다.


“혁신이 행해지는 것은 정상(頂上)에서이며, 먼저 차이표시기호가 존재가치를 상실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서 사회적 거리를 복원(復元)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중간 계급 및 하층계급의 욕구는 사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상류계급의 욕구에 비해서 시간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항상 한걸음 늦거나 뒤쳐지는 것이 된다.”[각주:6]



■ 욕구 생산과정에서의 불평등


갈망, 욕구의 생산과정에서도 불평등은 존재한다. 현실주의의 영향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자신의 상황 내에서 합리적으로 원할 수 있는 것 이상의 많은 것을 갈망하지 않는다. 단지 가용한 범위 내에서 끝없는 욕구의 파동을 이룰 뿐이다. 소유하는 것이 적을수록 욕구가 파동하는 범위도 좁아진다. 갈망의 생산과정 자체도 불평등이다. 



■ 재화의 공급과 욕구 사이의 불균형


소비체계 내에서는 재화의 생산과 공급에 비해 욕구가 항상 초과하는 경향이 있다. 지위와 차이를 향한 욕구와 갈망은 사물과 재화의 취득을 통한 충족을 항상 앞서나간다. 욕구의 증가와 생산력 증대 사이에는 이러한 불균형이 항존 하고 있다. 생산의 증대에는 한계가 있지만 욕구의 증가에는 한계가 없다. 


선전은 이러한 불균형을 조장하면서 소비심리를 자극한다.


“선전의 교활함과 함께 전략상의 가치는 바로 다음과 같은 점에 있다: 누구에게도 자신의 사회적 위세를 확인하게 하면서 타인과 비교하게 하는 것이다. 선전은 결코 한 사람에게만 향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 개인을 차이관계(差異關係, relation différentielle) 속에서 표적으로 삼는다.”[각주:7]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성장사회의 풍부함이라는 표면적 서술과는 정반대인 현실을 지시하고 있다. 차이화의 강제, 생산과 욕구의 불균형은 소비자의 심리적 궁핍화를 야기한다. 이 궁핍 속에서 소비들에게 더이상 자율적인 욕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것은 성장의 욕구뿐이다. 체계 내에서의 개인의 궁극목적을 고려할 여지는 없으며, 체계의 궁극목적만이 문제가 된다.”[각주:8]


소비사회는 재화를 생산하는 사회이기 전에 특권을 생산하는 사회이다. 빈곤을 수반하지 않는 특권은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성장사회는 사실상 풍부함과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풍부함의 기호(signes)만 가지고 있다. (중략) 미개사회에서의 교환의 경우에는 각각의 관계가 사회의 부를 증가시키는 데 반해, 현대의 ‘차별’사회에서는 각각의 사회관계가 개인의 결핍감을 증대시킨다.”[각주:9]




  1. 장 보드리야르, 이상률 역, 『소비의 사회』, 문예출판사, (1991), pp.57 [본문으로]
  2. 장 보드리야르, 이상률 역, 『소비의 사회』, 문예출판사, (1991), pp.60 [본문으로]
  3. 장 보드리야르, 이상률 역, 『소비의 사회』, 문예출판사, (1991), pp.65 [본문으로]
  4. 장 보드리야르, 이상률 역, 『소비의 사회』, 문예출판사, (1991), pp.73 [본문으로]
  5. 장 보드리야르, 이상률 역, 『소비의 사회』, 문예출판사, (1991), pp.73 [본문으로]
  6. 장 보드리야르, 이상률 역, 『소비의 사회』, 문예출판사, (1991), pp.76 [본문으로]
  7. 장 보드리야르, 이상률 역, 『소비의 사회』, 문예출판사, (1991), pp.79 [본문으로]
  8. 장 보드리야르, 이상률 역, 『소비의 사회』, 문예출판사, (1991), pp.80 [본문으로]
  9. 장 보드리야르, 이상률 역, 『소비의 사회』, 문예출판사, (1991), pp.84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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