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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자료

존 롤즈의 정의론과 정치적 자유주의 정리 및 논평

by Radimin_ 2016.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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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롤즈의 정치적 자유주의는 자유주의에 입각하였을 때 정치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며, 어떤 정의관이 합당한지에 대해 탐구한다. 그리고 상호 갈등과 충돌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포괄적 교리들에 대하여 중첩적 합의를 제시한다. 롤즈의 이론에 따를 때 중첩적 합의를 통해 포괄적 교리들 간의 조화롭고 안정적인 사회가 확립될 수 있다. 이러한 중첩적 합의가 가능하게 되는 배경에는 일종의 사고실험으로서 원초적 입장과 무지의 베일 속에 있는 시민들의 공적이성에 의해서 합의되고 확립되는 ‘공정으로서의 정의’가 전제되어있다. 공정으로서의 정의관은 개괄적으로 제1원칙(자유의 원칙)과, 제2원칙(1. 기회균등의 원칙, 2. 차등의 원칙)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이는 자유주의에 입각했을 때 도출되는 정의관이다. 이러한 정의관은 포괄적 교리들과 양립가능하며, 포괄적 교리들에 압도당하지 않는 원칙으로 시민들이 이것에 합의함으로써 이를 매개로 하여 포괄적 교리들은 중첩적 합의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합의 속에서 합당한 다원주의(reasonable pluralism, 존 롤즈)가 정착되며, 그 사회는 조화와 안정을 획득하게 된다.



존 롤즈의 정치적 자유주의를 높게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정치적 자유주의가 ‘자유 그 자체’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자유주의란 이름으로 자유를 특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자유란 그것이 특정되는 순간 자칫 자유의 속성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자유주의는 자유라는 가치를 추구해야할 제 1의 덕목으로 상정하면서, 이에 입각한 정의의 원칙 또한 선험적으로 규정되고 주어지는 것이 아닌 사회 구성원들의 합의에 의해 형성되는 것으로 열어놓고 있다. 즉, 시민의 지지를 합당한 정의관의 필요조건으로 설정해놓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로 인해 확립된 정의관은 포괄적 교리들을 취사선택하거나 배제하지 않는다. 오직 합의된 정의관의 본질적 요소와 충돌하는 교리들만을 배제할 뿐이다. 이렇듯 정치의 전 과정에 걸쳐 자유라는 가치를 온전히 확립하고자 한 롤즈의 시도는 충분히 높이 평가할만한 점이다.



하지만 정치적 자유주의가 오늘날 규범적 정치이론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오늘날의 국가는 ‘세계적 단위의 시장’이라는 조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브레튼우즈 체제의 종식 이후 세계경제는 이른바 신자유주의적 경제 질서로 자리매김하였고, 각 국가 간 시장의 벽은 급속도로 허물어졌다. 이에 따라 경제적 경계와 정치적 경계의 불일치 현상이 심화되었다. 급속도로 통합된 시장 영역은 국경을 초월한 시장권력의 비대화를 낳았고, 이러한 현상은 국가의 정책적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였다. “정치권력이란 집합체로서의 평등한 시민들의 권력”이라고 롤즈가 정의내린 권력이 더 이상 시장에 대한 충분한 통제권력으로 작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하나의 ‘포괄적 교리’인 신자유주의적 세계시장이 국가적 단위를 초월하는 권력주체화 되면서, 공적이성에 의해 합의된 정의관이 이러한 포괄적 교리에 압도당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적 단위 속에서의 시민과 공적이성에 제시되는 정치와 정의에 대한 규범은 더 이상 효과적인 기능을 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정치적 자유주의가 정치이론으로서 규범성을 재획득하기 위해선 칸트의 세계시민주의를 접목시켜 국제적 단위의 정치체제를 이론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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