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그와 파롤, 시니피에와 시니피앙
이 개념들은 언어학이나, 언어철학, 문학비평, 사회분석 등 조금 깊이있는 글을 읽다보면 자주 등장하는 개념들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개념들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따라서 이 개념들에 대한 쉽고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하여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이 글은 이해를 돕기 위한 개략적인 설명에 그치고 있으므로 표현에 있어서 엄밀성이 떨어질 수 있다.
혹시나 있을 언어학 전공자나 전문가들은 넒은 아량으로 이해해주길 부탁드린다.
■ 랑그와 파롤
랑그와 파롤은 무엇인가?
랑그는 쉽게 말해 추상적인 언어체계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말을 하고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머릿속에 어떤 언어에 대한 체계가 잡혀있기 때문이다.
이 언어체계가 완전히 체화되면 비로소 우리는 그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반면 파롤은 구체적인 발화와 관련되어 있다.
사람들과 실제 대화를 할 때 우리는 입 밖으로 소리내어 말을 한다.
그 와중에 말실수도 하고 말을 더듬기도 하며, 문법적으로 틀린 말을 하기도 한다.
감정상태에 따라 같은 말이라도 말의 억양과 소리의 고저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러한 구체적 발화를 망라하여 파롤이라고 이야기한다.
■ 시니피에와 시니피앙
자 그렇다면 시니피에와 시니피앙은 무엇인가?
우선 시니피에와 시니피앙은 랑그에 속한 개념이다.
랑그와 파롤이 구분되고, 그 중 랑그 안에 시니피에와 시니피앙 개념이 속한다고 보면 편하다.
랑그는 언어의 체계라고 말한 바 있다.
언어는 기호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언어의 체계는 기호의 체계이기도 하다.
바로 이 기호를 구성하는 것이 시니피에와 시니피앙이다.
시니피에와 시니피앙이 결합하면 기호가 된다.
자 이제 시니피에와 시니피앙 개념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알았으니, 각 개념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시니피에는 기의라고도 불리는데, 이것은 기호의 관념을 의미한다.
기호의 관념이란 무슨 말인가.
우리는 '나무'라는 말을 알고 있다.
이 '나무'라는 기호를 쪼개보자.
'나무'라는 기호는 그것이 가리키는
<'식물'로서의 나무>와 (머릿속에 나무를 상상해보자. 당신이 떠올리는 그 나무가 시니피에라고 이해하면 편하다)
우리가 부르게될 기호의 소리 즉,
<나무라고 하는 '소리'>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식물'로서의 나무> 이것이 바로 시니피에(기의)이다.
그렇다면 <나무라고 하는 '소리'>는 무엇인가? 이 기호의 소리(소리의 이미지)가 시니피앙(기표)이다.
소쉬르는 시니피에를 '관념', 시니피앙을 '소리의 이마주(이미지)'라고 정의했다.
자, 앞에서 우리는 랑그가 '추상적인 언어체계'임을 확인한 바 있다.
시니피에와 시니피앙은 이 '추상적인' 랑그에 속해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니피에 - 관념과, 시니피앙 - 소리의 이미지
이 두 정의 또한 '추상적'이다.
관념 - 추상적
이미지 - 추상적
소쉬르가 왜 시니피앙에 대하여 구체적인 '소리'라고 정의하지 않고 '소리의 이마주(이미지)'라고 정의했는지 알겠는가?
(후에 자크 데리다는 시니피에를 '관념'이라고 본 소쉬르의 의견에 반박하면서, 시니피에는 '관념의 이마주'라고 재정의하지만 일단은 이정도만 알고 넘어가도 충분하다)
시니피에와 시니피앙이 결합하여 기호가 되면, 이제 이 기호들은 서로의 관계 속에서 체계를 이룬다.
가령 명사, 동사, 형용사 등의 성질에 따라 구분 되고(계열축)
또 이 성질들은 서로 결합하여 하나의 문장을 이룬다(통합축)
이러한 구분과 결합을 통해 기호들은 체계를 이루고 이 기호의 체계가 곧 언어의 체계 즉, 랑그가 되는 것이다.
위의 설명은 지극히 개략적인 설명이다.
더욱 깊고 엄밀하게 들어가면 위에서 쓴 표현의 대부분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어학 전공자가 아니라면 이정도의 이해만으로도 충분히 위 개념들이 등장하는 많은 글들을 독해해낼 수 있다.
이 개념들을 이해하는데 가장 쉬운 방법은 개념들 간의 관계에 대한 관계도를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이다.
그렇게 해두면 앞으로 이 개념들 때문에 글을 읽다가 막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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